‘겨울과 좋아하는 코트’

언제부터인지 혼자 끄적거려놓았던 글들을 누군가 읽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되었습니다.
‘바닥까지 내려가본 자만이 …’라는 구절이 낯간지럽기도 하지만
요 얼마의 시간이 훗날 ‘내가 왕년에는~’이라 기억할
그런 날들이라는 사실을 이즘에서야 고백않을 수 없습니다.

‘몇발자욱만 물러서서 등을 보이면
이내는 누구에게도 기억이 남지 않을 그런 깔끔한 마무리를 지을 수 있겠지…’
그런 생각을 가졌더랬습니다.

아마도 이상처럼 내 어깨죽지 어디께인가에
숨어있는지도 모를 ‘날개’
그걸 기억해낼 수가 있으리라 믿어왔던 까닭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버지 …
아버지, 내 아버지
당신 미간의 깊은 주름이 누구의 탓인지 나는 잘 압니다.
엄마의 백발 그리고 동생 s의 도시락 가방이 무엇인지도 모를 수 없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당신께 쳐댔던 악다구니들 …
그리고 언젠가 을지로입구역에서 개찰구를 마주하고 내게 보이던 당신의 눈물을
나는 또 잊지 못합니다.

엊그제 당신이 내게
다려주었으면~하고 조심스레 내어밀던 와이셔츠가 눈에 밟힙니다.
나름의 성장이 필요한 자리임을 나도 잘 압니다.

그리고 잊으셨겠지만
내가 이삼십분이나 매만지며 다림질 하던 그 셔츠들
그게 전에는 내가 입었던 퍽이나 낡은 것들인 것을 나는 또 잊지 못합니다.

‘경제책이었으면 좋았을 건데…’라던 당신 뒷모습이
나는 못내 서운했고, ‘왜 쓸데없는 욕심을 부렸던가’하는 후회를 씹었더랬습니다.

한데 이제 …

정작 나도 잊고 있던 어느 구절인가를 웅얼거리던 나직한 당신의 목소리,
당신의 구부정한 어깨를 보고 나는 울어야 했습니다.

 

아버지 …
내 아버지
나는 아직도 당신을 조금도 모르는가 봅니다.
이제 당신의 원래 목소리가 나직하고 부드러운 촉촉함이라는 걸
기억할수 있게 되어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내가 당신의 아들이고 엄마의 큰아이이고 s의 형이자,
손은주씨. 당신의 옆에 서 있는 이라는 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