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척도 없이 목소리

 

기척도 없이 목소리가
떨어져 들어왔다

똑 똑 똑

몇 날  며칠
몇 달  몇 년
십년  그리고  이십년

가라앉은 회반죽으로
한 방울이 떨어져 들어왔다

나이 오십
단단히 가라앉힌 남자 가슴이

회반죽보다 굳어진 마음이
풀어지고 있다

기척도 없던 목소리 한방울 ..
깊게 굳혔던 가슴속 덩어리가 그렇다

시커먼 순간들

세시 이십분만큼 돌아보던 눈동자는
나를 보았고  나도 서슬을 보았다.

 키를 넘는 어깨의 오감들이
헤쳐나올 수 없는 그림자로 변하던
시간들을 기억한다
그 시커먼 순간  ..

 여섯  짧은 다리는 허둥대기만 했고
세시 이십분만큼 돌아보던 눈동자와 동행들은 사라졌다

그 시간들을 기억한다
시커먼 순간들의 조각  ..

그게 얼마만큼이었을까?
천진하고 순진한 웃음이 들렸고
그제서야 나는 동행의 등뒤까지 따라갈 수 있었다

세시 사십분만큼 돌아본 눈동자는 여전히 싸늘했고
화가 난 듯 하기까지 했다

 

아마 그 서늘했던 게
죄다   나 때문만은 아니었을 수 있겠다 싶었다

나는 길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됐다
그 시간을 기억하기 싫어서
시커먼 순간들  ..

 

그 이후로의 나는  ..